우리는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며 수많은 온라인 계정과 가상 자산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블로그, 그리고 비트코인이나 NFT 같은 가상자산까지. 그런데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오릅니다. 내가 세상을 떠난다면, 이 디지털 자산들은 어떻게 될까? 유족이 접근할 수 있을까? 법적으로 상속이 가능한 걸까?
지금부터 우리가 몰랐던 디지털 유산 상속의 세계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1. 디지털 유산이란 무엇인가?
전통적인 유산은 토지, 부동산, 예금, 주식 등 물리적이고 금전적인 자산을 의미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상황이 다릅니다. 사망자가 남긴 이메일 계정, SNS 프로필, 클라우드 저장소, 유튜브 채널, 암호화폐 지갑, 게임 계정 등도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디지털 자산’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 디지털 유산의 분류
디지털 유산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 재산적 가치가 있는 자산: 비트코인, 이더리움, NFT, 온라인 쇼핑몰 포인트, 콘텐츠 수익이 발생하는 유튜브 채널 등
- 비재산적 가치가 중심인 자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계정, 이메일, 개인 블로그, 클라우드 사진 파일 등
특히 **가상자산(암호화폐)**는 실제로 금전적 가치를 지니므로 상속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결됩니다. 문제는 이 모든 것들이 명확하게 상속법에 반영되어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현재 한국 민법이나 상속 관련 법률은 디지털 유산을 따로 명시하고 있지 않으며, 대부분 아날로그 자산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2. SNS 계정과 이메일, 유족이 마음대로 접근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사망자의 페이스북 계정이나 인스타그램 계정을 정리하려다 곤란한 상황을 겪습니다. 로그인 정보를 모르면, 유족이라 해도 해당 계정에 접근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각 플랫폼마다 사망자의 계정 처리 정책이 다르기 때문에, 상황이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 주요 플랫폼별 사망자 계정 처리 방식
- 페이스북: 유족이 사망 증명서를 제출하면 계정을 '추모 계정'으로 전환하거나 삭제 요청 가능
- 구글(Gmail, 유튜브 등): 생전에 사용자가 ‘사후 계정 관리자’를 설정했다면, 해당인에게 계정 접근 권한 부여 가능
- 애플: 2021년부터 '디지털 유산 관리자' 제도를 도입해 사전 설정한 사람만 접근 가능
- 네이버·카카오: 로그인 정보가 없다면 사실상 접근 불가. 고객센터를 통해 제한적인 삭제 요청 가능
결국 대부분의 플랫폼은 계정 소유자의 사전 설정 없이는 유족의 자산 접근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유족들이 고인의 메일, 사진, 메시지 등을 영영 복구하지 못하는 사례도 많습니다.
3. 가상자산은 법적으로 상속 가능한가?
암호화폐와 같은 가상자산은 법적으로 상속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접근 방식입니다. 아무리 법적으로 상속이 가능해도, 비밀번호와 복구키를 모르면 영영 자산을 찾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 가상자산 상속의 문제점
- 비밀번호와 개인키 분실
비트코인 같은 자산은 지갑 주소와 개인키를 잃어버리면 영원히 접근이 불가능합니다. 실제로 수십억 원에 달하는 가상자산이 상속되지 못하고 유실되는 사례도 존재합니다. - 법원에 상속 재산 목록으로 제출 가능성
상속인이 암호화폐 지갑이나 관련 정보를 알고 있다면, 그것을 재산 목록에 포함시켜 상속세 신고 및 분할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실체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세무적으로도 불확실성이 큽니다. - 실질적 상속을 위해 필요한 조치
- 생전에 유언장이나 디지털 자산 목록 작성
-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 접근 방법 공유 (법적 절차 포함)
- 디지털 상속 전문 플랫폼이나 노트 서비스를 활용한 보관
🛑 사례: 비트코인을 묻고 사라진 유산
미국에서는 한 암호화폐 투자자가 사망했는데, 가족이 아무 정보도 몰라 2천만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상속받지 못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처럼 정보 없이 남겨진 디지털 자산은 현실적으로 ‘없어진 유산’이 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유서’가 필요한 시대
우리는 이제 단지 부동산과 예금뿐만 아니라, 디지털 자산도 상속 계획의 일부로 고려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SNS 계정, 이메일, 블로그, 가상자산까지. 모두 중요한 유산이 될 수 있습니다.
가족에게 혼란을 남기고 싶지 않다면, 지금부터라도 아래와 같은 조치를 검토해보시기 바랍니다.
- 디지털 자산 목록 만들기
- 중요한 계정의 로그인 정보 안전하게 보관
- 유언장에 디지털 유산 관련 내용을 포함
- 가능하다면 ‘디지털 유산 관리자’ 지정
디지털 기술이 삶을 편리하게 만든 만큼, 죽음 이후의 삶도 디지털로 준비하는 것이 새로운 상속문화가 될 것입니다. 디지털 세상 속 ‘나의 흔적’을 어떻게 남기고 떠날지를 고민해보는 것, 그 자체가 지금 시대의 지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