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근마켓, 번개장터, 중고나라, SNS 마켓… 요즘은 진짜 누가 인터넷으로 중고거래 한 번 안 해본 사람이 드물 정도다.
좋은 물건을 저렴하게 사고팔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나 역시 종종 이용하는 편이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거래한 사람이 연락을 끊고 잠수를 탄다면?
“혹시 사기당한 거야?”
이렇게 중고거래 사기 피해를 겪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문제는 신고하면 당연히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현실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는 거다.
이번 글에서는 내가 직접 겪었거나 주변에서 자주 들었던 중고거래 사기 사례들과, 실제 신고 절차, 그리고 돌려받을 수 있는 현실적 가능성에 대해 솔직하게 풀어보려 한다.
사기의 흔한 패턴들, 당해보면 진짜 황당하다
중고거래 사기라고 하면 막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교묘하고 치밀한 범죄만 떠오를 수 있지만, 실상은 생각보다 단순하고 교묘하지 않다.
오히려 사람 심리를 잘 노린다. 급한 마음, 욕심, 그리고 "설마 나한테까지…" 하는 방심 말이다.
1. 입금 유도 후 잠수형
가장 전형적인 패턴.
거래하자마자 판매자가 “내일 택배 보낼게요~” 하곤 그 뒤로 연락이 뚝 끊긴다. 전화, 문자, 카톡 다 무응답. 계좌 이름이 실명과 다르거나, 배송조회도 안 뜨면 십중팔구 사기다.
2. 가짜 안전결제 링크
요즘 사기범들 진짜 영악하다. “OO페이 안전결제로 할까요?” 하더니 링크를 하나 준다. 겉보기에 진짜 같지만 주소가 미묘하게 다르다.
정식 앱이나 사이트에서 결제를 하지 않고 링크로 들어가게 만든다면 의심해야 한다.
3. 정품 사칭, 가품 판매
특히 명품 시계, 가방, 전자기기 같은 제품에 많다. 처음엔 “정품 맞아요. 영수증도 있어요”라며 사진까지 첨부하지만, 알고 보면 짝퉁이거나 고장 난 물건이다.
문제는 중고라는 이유로 환불 요구를 거절하는 경우. 소비자는 이중으로 손해를 본다.
이 외에도 아이디 도용, 택배 반품 거절, 돈 받고 거래 취소 후 연락두절 등 다양한 방식이 있는데, 공통점은 하나다.
피해자가 돈을 입금한 순간부터 연락이 끊기거나 불성실해진다.
경찰에 신고하면? 처벌은 가능하지만 돈은 별개
사기를 당하면 일단 경찰서부터 가게 된다. 나도 그랬다. 그런데 의외의 이야기를 들었다.
“피해금 돌려받는 건 별개의 문제입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이야기다. 경찰은 범인을 잡고, 처벌을 위한 수사를 하는 기관이지, 내 돈을 찾아주는 데 집중하는 조직은 아니다.
형사고소 = 처벌 목적
경찰서에 신고하는 건 형사고소 절차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가해자의 계좌나 연락처, 입금된 기록 등을 수집해 사건을 수사한다.
가해자가 잡히면 검찰에 송치되고, 법원에서 형량이 결정된다. 벌금이든 집행유예든 처벌이 내려지면 사건은 ‘종결’이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처벌’일 뿐.
내 돈이 돌아온다는 보장은 없다.
피해금 회복은 ‘민사’의 영역
돈을 돌려받고 싶다면, 형사와는 별도로 민사소송을 해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많다.
- 상대가 대포통장을 썼다면?
- 이미 돈을 다 써버렸다면?
- 연락처, 주소, 이름 모두 가짜였다면?
소송을 해도 강제집행이 어렵고, 가해자에게 돈이 없으면 받을 길이 없다.
게다가 민사는 변호사 비용도 들고, 시간도 많이 소요된다.
사실상 ‘실익이 없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예외적인 경우
그래도 희망이 완전히 없는 건 아니다.
- 가해자가 자수하거나 합의를 원할 때
- 형사합의를 조건으로 피해금을 돌려줄 때
- 실명 계좌로 입금했고, 추적이 가능할 때
이런 경우엔 형사절차 안에서도 일부 금액을 되찾을 수 있다.
나도 당시에 가해자 쪽에서 연락 와서 “벌금 피하고 싶다”며 일부 금액을 반환한 적이 있었다.
사기 당했을 때, 당황하지 말고 이렇게 하자
사기를 당했다면 무조건 신고는 해야 한다.
왜냐하면 혼자 대응해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신고와 대응이 빠를수록 그나마 피해금 회복 가능성도 올라간다.
1. 경찰 신고는 무조건
- 사이버범죄신고(https://ecrm.police.go.kr) 또는 경찰서 방문
- 대화 기록, 입금 내역, 계좌번호, 전화번호, 아이디 등 모든 증거 캡처
- 문자, 톡, 전화, 송금 앱까지 모두 백업
2. 더치트 등록
더치트 사이트에 피해사례를 등록하면 같은 가해자에게 당한 피해자들과 연결될 수 있다.
경찰 수사도 빨라지고, 피해자들이 함께 민사 소송을 준비할 수도 있다.
3. 플랫폼 신고
당근마켓, 중고나라, 번개장터 등에 신고하면 해당 계정이 정지되거나 운영자가 계좌 사용 중단 요청을 할 수 있다.
운이 좋으면 아직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기 전에 막을 수 있다.
4. 계좌 지급정지 요청
은행에 ‘사기 계좌’로 신고된 정보를 주면 지급정지 요청이 가능하다.
단, 빠르게 해야 하며, 보통은 경찰 신고 접수증이나 수사 번호가 있어야 가능하다.
5. 민사는 선택
피해금이 크거나, 가해자가 재산을 갖고 있는 게 확실할 때는 민사소송을 고민해보자.
무료 법률 상담을 먼저 받아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다.
피해금이 500만 원 미만이라면 소액심판 제도도 이용 가능하다.
맺으며: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현실은 이렇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온라인 중고거래 사기를 당했을 때 신고만으로 돈을 돌려받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신고조차 하지 않으면 더 손해다.
- 다른 피해자를 막을 수 없다
- 가해자가 처벌받지 않는다
- 합의 기회조차 생기지 않는다
중요한 건 초기에 빠르게 대응하고, 증거를 꼼꼼히 모으는 것.
사기범은 생각보다 허술한 경우가 많고, 체포되거나 자백하면 피해금 반환 협상도 가능해진다.
그리고 앞으로는, ‘너무 싼 물건’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는 것
안전결제는 플랫폼 안에서만 하며, 외부 링크는 절대 클릭하지 않는 것
모르는 사람과의 거래에서는 늘 한 번쯤 의심하는 것
이 세 가지만 꼭 기억해도 피해 가능성은 확 줄어든다.